창세기24장 성경주석
<창세기 24장 줄거리>
1. 이삭의 결혼 준비
10. 리브가를 만난 엘리에셀
16. 라반 집의 엘리에셀
34. 이삭을 위한 청혼
50. 리브가를 보내는 라반과 브두엘
62. 리브가를 만난 이삭
<창세기 24장 개역개정>
1.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아 늙었고 여호와께서 그에게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2. 아브라함이 자기 집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에게 이르되 청하건대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3. 내가 너에게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를 가리켜 맹세하게 하노니 너는 내가 거주하는 이 지방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지 말고
4. 내 고향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5. 종이 이르되 여자가 나를 따라 이 땅으로 오려고 하지 아니하거든 내가 주인의 아들을 주인이 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돌아가리이까
6. 아브라함이 그에게 이르되 내 아들을 그리로 데리고 돌아가지 아니하도록 하라
7. 하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내 아버지의 집과 내 고향 땅에서 떠나게 하시고 내게 말씀하시며 내게 맹세하여 이르시기를 이 땅을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그가 그 사자를 너보다 앞서 보내실지라 네가 거기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지니라
8. 만일 여자가 너를 따라 오려고 하지 아니하면 나의 이 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오직 내 아들을 데리고 그리로 가지 말지니라
9. 그 종이 이에 그의 주인 아브라함의 허벅지 아래에 손을 넣고 이 일에 대하여 그에게 맹세하였더라
10. 이에 종이 그 주인의 낙타 중 열 필을 끌고 떠났는데 곧 그의 주인의 모든 좋은 것을 가지고 떠나 메소보다미아로 가서 나홀의 성에 이르러
11. 그 낙타를 성 밖 우물 곁에 꿇렸으니 저녁 때라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때였더라
12. 그가 이르되 우리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원하건대 오늘 나에게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내 주인 아브라함에게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13. 성 중 사람의 딸들이 물 길으러 나오겠사오니 내가 우물 곁에 서 있다가
14. 한 소녀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너는 물동이를 기울여 나로 마시게 하라 하리니 그의 대답이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그는 주께서 주의 종 이삭을 위하여 정하신 자라 이로 말미암아 주께서 내 주인에게 은혜 베푸심을 내가 알겠나이다
15. 말을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오니 그는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의 아내 밀가의 아들 브두엘의 소생이라
16. 그 소녀는 보기에 심히 아리땁고 지금까지 남자가 가까이 하지 아니한 처녀더라 그가 우물로 내려가서 물을 그 물동이에 채워가지고 올라오는지라
17. 종이 마주 달려가서 이르되 청하건대 네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18. 그가 이르되 내 주여 마시소서 하며 급히 그 물동이를 손에 내려 마시게 하고
19. 마시게 하기를 다하고 이르되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서도 물을 길어 그것들도 배불리 마시게 하리이다 하고
20. 급히 물동이의 물을 구유에 붓고 다시 길으려고 우물로 달려가서 모든 낙타를 위하여 긷는지라
21. 그 사람이 그를 묵묵히 주목하며 여호와께서 과연 평탄한 길을 주신 여부를 알고자 하더니
22. 낙타가 마시기를 다하매 그가 반 세겔 무게의 금 코걸이 한 개와 열 세겔 무게의 금 손목고리 한 쌍을 그에게 주며
23. 이르되 네가 누구의 딸이냐 청하건대 내게 말하라 네 아버지의 집에 우리가 유숙할 곳이 있느냐
24. 그 여자가 그에게 이르되 나는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아들 브두엘의 딸이니이다
25. 또 이르되 우리에게 짚과 사료가 족하며 유숙할 곳도 있나이다
26. 이에 그 사람이 머리를 숙여 여호와께 경배하고
27. 이르되 나의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나의 주인에게 주의 사랑과 성실을 그치지 아니하셨사오며 여호와께서 길에서 나를 인도하사 내 주인의 동생 집에 이르게 하셨나이다 하니라
28. 소녀가 달려가서 이 일을 어머니 집에 알렸더니
29. 리브가에게 오라버니가 있어 그의 이름은 라반이라 그가 우물로 달려가 그 사람에게 이르러
30. 그의 누이의 코걸이와 그 손의 손목고리를 보고 또 그의 누이 리브가가 그 사람이 자기에게 이같이 말하더라 함을 듣고 그 사람에게로 나아감이라 그 때에 그가 우물가 낙타 곁에 서 있더라
31. 라반이 이르되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여 들어오소서 어찌 밖에 서 있나이까 내가 방과 낙타의 처소를 준비하였나이다
32. 그 사람이 그 집으로 들어가매 라반이 낙타의 짐을 부리고 짚과 사료를 낙타에게 주고 그 사람의 발과 그의 동행자들의 발 씻을 물을 주고
33. 그 앞에 음식을 베푸니 그 사람이 이르되 내가 내 일을 진술하기 전에는 먹지 아니하겠나이다 라반이 이르되 말하소서
34. 그가 이르되 나는 아브라함의 종이니이다
35. 여호와께서 나의 주인에게 크게 복을 주시어 창성하게 하시되 소와 양과 은금과 종들과 낙타와 나귀를 그에게 주셨고
36. 나의 주인의 아내 사라가 노년에 나의 주인에게 아들을 낳으매 주인이 그의 모든 소유를 그 아들에게 주었나이다
37. 나의 주인이 나에게 맹세하게 하여 이르되 너는 내 아들을 위하여 내가 사는 땅 가나안 족속의 딸들 중에서 아내를 택하지 말고
38. 내 아버지의 집, 내 족속에게로 가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하시기로
39. 내가 내 주인에게 여쭈되 혹 여자가 나를 따르지 아니하면 어찌하리이까 한즉
40. 주인이 내게 이르되 내가 섬기는 여호와께서 그의 사자를 너와 함께 보내어 네게 평탄한 길을 주시리니 너는 내 족속 중 내 아버지 집에서 내 아들을 위하여 아내를 택할 것이니라
41. 네가 내 족속에게 이를 때에는 네가 내 맹세와 상관이 없으리라 만일 그들이 네게 주지 아니할지라도 네가 내 맹세와 상관이 없으리라 하시기로
42. 내가 오늘 우물에 이르러 말하기를 내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여 만일 내가 행하는 길에 형통함을 주실진대
43. 내가 이 우물 곁에 서 있다가 젊은 여자가 물을 길으러 오거든 내가 그에게 청하기를 너는 물동이의 물을 내게 조금 마시게 하라 하여
44. 그의 대답이 당신은 마시라 내가 또 당신의 낙타를 위하여도 길으리라 하면 그 여자는 여호와께서 내 주인의 아들을 위하여 정하여 주신 자가 되리이다 하며
45. 내가 마음속으로 말하기를 마치기도 전에 리브가가 물동이를 어깨에 메고 나와서 우물로 내려와 긷기로 내가 그에게 이르기를 청하건대 내게 마시게 하라 한즉
46. 그가 급히 물동이를 어깨에서 내리며 이르되 마시라 내가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기로 내가 마시매 그가 또 낙타에게도 마시게 한지라
47. 내가 그에게 묻기를 네가 뉘 딸이냐 한즉 이르되 밀가가 나홀에게서 낳은 브두엘의 딸이라 하기로 내가 코걸이를 그 코에 꿰고 손목고리를 그 손에 끼우고
48. 내 주인 아브라함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나를 바른 길로 인도하사 나의 주인의 동생의 딸을 그의 아들을 위하여 택하게 하셨으므로 내가 머리를 숙여 그에게 경배하고 찬송하였나이다
49. 이제 당신들이 인자함과 진실함으로 내 주인을 대접하려거든 내게 알게 해 주시고 그렇지 아니할지라도 내게 알게 해 주셔서 내가 우로든지 좌로든지 행하게 하소서
50. 라반과 브두엘이 대답하여 이르되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우리는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51. 리브가가 당신 앞에 있으니 데리고 가서 여호와의 명령대로 그를 당신의 주인의 아들의 아내가 되게 하라
52. 아브라함의 종이 그들의 말을 듣고 땅에 엎드려 여호와께 절하고
53. 은금 패물과 의복을 꺼내어 리브가에게 주고 그의 오라버니와 어머니에게도 보물을 주니라
54. 이에 그들 곧 종과 동행자들이 먹고 마시고 유숙하고 아침에 일어나서 그가 이르되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55. 리브가의 오라버니와 그의 어머니가 이르되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우리와 함께 머물게 하라 그 후에 그가 갈 것이니라
56. 그 사람이 그들에게 이르되 나를 만류하지 마소서 여호와께서 내게 형통한 길을 주셨으니 나를 보내어 내 주인에게로 돌아가게 하소서
57. 그들이 이르되 우리가 소녀를 불러 그에게 물으리라 하고
58. 리브가를 불러 그에게 이르되 네가 이 사람과 함께 가려느냐 그가 대답하되 가겠나이다
59. 그들이 그 누이 리브가와 그의 유모와 아브라함의 종과 그 동행자들을 보내며
60. 리브가에게 축복하여 이르되 우리 누이여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 될지어다 네 씨로 그 원수의 성 문을 얻게 할지어다
61. 리브가가 일어나 여자 종들과 함께 낙타를 타고 그 사람을 따라가니 그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가니라
62. 그 때에 이삭이 브엘라해로이에서 왔으니 그가 네게브 지역에 거주하였음이라
63. 이삭이 저물 때에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눈을 들어 보매 낙타들이 오는지라
64. 리브가가 눈을 들어 이삭을 바라보고 낙타에서 내려
65. 종에게 말하되 들에서 배회하다가 우리에게로 마주 오는 자가 누구냐 종이 이르되 이는 내 주인이니이다 리브가가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더라
66. 종이 그 행한 일을 다 이삭에게 아뢰매
67. 이삭이 리브가를 인도하여 그의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그를 맞이하여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삭이 그의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창세기 24장 성경주석>
24:1 아브라함이...늙었고
사라의 죽음(23장)에 연이어 아브라함이 늙었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는 것은 서서히 한 세대는 물러가고 이삭이라는 또 한 세대가 구속사의 전면에 등장할 시점이 되었음을 예고해 준다. 또한 이삭의 아내를 구하는 일과 관련해 아브라함이 나이가 많다는 점이 언급되고 있는 것은 그 일이 아브라함의 노년의 최후의 중대사이자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촉급한 일임을 의미한다.
24:1 범사에 복을 주셨더라.
아브라함은 그의 나이 75세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이래(12:4) 175세로 세상을 하직하기까지(25:7) 험난한 나그네 생활을 하며 많은 고초를 겪었다. 그런데도 그의 생을 가리켜 범사에 하나님께 축복받은 삶이라고 한 것은 하나님께서 먼저 아브라함을 찾아 오셔서 그의 삶 전체가 의로운 것이 되게 하시고 믿음의 아비가 되게 해주신 것(17:5)을 의미하지 단순히 때마다 물질과 권력, 건강 등과 같은 축복을 내려 주신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24:2 모든 소유를 맡은 늙은 종.
여기서 '늙은'(oldest)으로 번역된 원어 '자켄'은 '장로'(elder)로도 번역된 말로(50:7;롯4:2) 존경을 나타내는 칭호이다. 이 노종은 약 60년 전에 아브라함의 상속자로 지명되기도 한 다메섹 사람 엘리에셀(15:2)로 추정되는데 이스마엘과 이삭 탄생 후 아브라함의 집사장으로 최선을 다하였기에 존경을 받았던 것 같다.
24:2 내 허벅지 밑에 네 손을 넣으라.
충성의 맹세나 절대 복종, 친밀하고도 엄숙한 서약을 표하던 고대의 관습이다.
24:3 하늘의 하나님, 땅의 하나님이신 여호와.
하나님만이 우주 만물의 절대 주권자이심을 의미한다(느9:6). 이는 인간의 운명도 하나님의 주관하에 있음을 인정하는 말로 여호와 하나님께서 이삭의 결혼에 대하여서 조차 직접적으로 섭리하여 주실 것이라는 아브라함의 확신을 드러내 준다(7절). 또한 이삭의 결혼은 단순한 혼인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 건설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대사(大事)이므로(keil) 전 우주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이름 아래 진행되어야만 했다.
24:3 가나안 족속의 딸 중에서...택하지 말고.
이삭을 자기 혈통과 결혼시켜 순수성을 보존할 뿐 아니라 가나안 족속의 방종한 생활에 물들지 않도록 구별짓기 위함이다. 즉 가나안 족속의 도덕적 문란을 익히 알고 있던 아브라함(18:16-33;19:27,28)은 이삭이 그들의 딸과 결혼함으로 말미암아 악에 물들 가능성을 사전에 배제하려 하였던 것이다. 한편 훗날 모세의 율법에서도 이스라엘인이 우상 숭배 행위에 탐닉해 있는 가나안인과 혼인하는 것은 엄격히 금지되었는데(출34:16;신7:3) 이는 믿는자와 함께 멍에를 같이 함(고후6:14)이 하나님의 기뻐하시는 뜻임을 알 수 있다.
24:4 내 고향 내 족속.
갈대아 우르(11:28)가 아닌 유프라테스 강 건너편의 하란 지역을 가리킨다(10절;11:31,32;12:4). 이 지역 주민들은 가나안 주민들보다 덜 문란할 뿐 아니라 여호와에 대한 지식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들은 완전한 여호와 종교의 추종자로 볼 수는 없고 라반(31장) 집안의 경우처럼 몇몇 이방신과 더불어 여호와를 경배했던 혼합종교주의자로 여겨진다. 한편 아브라함이 에벨의 후손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주민들(11:15-26)을 '내 족속'이라고 부른 것은 당시 아직 이스라엘 민족이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4:4 이삭을 위하여 아내를 택하라.
이러한 근친 결혼은 순수한 신앙전수와 셈족의 언약적 혈통을 보존하기 위한 데라 가문의 오래된 전통이었다(11:29).
24:5 여자가...오려고 하지 아니하거든.
문명의 도시 하란에 비해 가나안은 척박한 곳이었으며 하란과 가나안은 20여일이 훨씬 더 소요되는 먼 길(약800km)이었고 여인의 몸으로 일가 친척과 친구들이 있는 정든 고향을 떠나 낯 모르는 사람을 따라 낯선 땅으로 따라 나선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으며 더군다나 신부 될 여인이 신랑 될 사람의 얼굴이나 직접적인 정보도 알지 못하는 상태였으니 이러한 가능성은 충분히 있었다.
24:5 주인의 아들을...나오신 땅으로 인도하여.
작은 출애굽 사건이라고 할 수 있는 아브라함의 출본토(出本土)사건(12:4)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데서 나온 인간적인 대안(代案)이다.
24:6 돌아가지 아니하도록 하라.
본토를 나온 것은 자신과 자신의 후손이 함께 받은 하나님의 명령이므로 또 다른 지시가 없이는 가나안을 떠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는 하나님의 지시를 받기 전에 인간적인 생각을 좇아 행동했던 아브라함의 지난 날의 태도와는 대조되는 것으로(12:10-20;20:1-7)말씀만을 좇아 행동하는 그의 성숙된 신앙 인격을 보여준다.
24:7 네 씨에게 주리라 하셨으니.
여기서 '씨'는 이삭을 포함한 아브라함의 전 후손을 가리킨다. 그런데 이러한 후손을 얻기 위하여선 필수적으로 이삭에게 아내가 있어야 하니 하나님께선 반드시 그러한 처녀를 예비하시어 가나안 땅 이삭에게로 보내 주실 것이라는 의미이다. 이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은 언약을 반드시 성취시켜 주시는 분으로 굳게 믿고 있음을 잘 드러내 준다(신7:9).
24:8 만일 여자가...맹세가 너와 상관이 없나니.
하란을 떠나 가나안 땅으로 오려는 여자가 없으면 하나님께서 다른 곳에서 이삭의 아내 될 자를 예비하려는 것이 분명하므로 그에 순응하는 도리밖에 없음을 강조하는 말이다. 이는 마음의 소원과 일의 계획은 인간에게 있을지라도 그것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심을 아는 자만이 고백할 수 있는 말이다(잠16:1).
24:9 이에...맹세하였더라.
고향에서 이삭의 아내 될 자를 구하고 못 구하고는 하나님의 뜻에 달려있을 뿐 종은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는 제의는 종이 쾌히 응락할 만큼 지극히 만족스런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24:10 낙타 중 열 필.
이렇게 많은 낙타는 신부될 자와 그의 가족에게 줄 예물을 운반하는데 필요한 것이었기도 하겠지만(52절) 여행 목적이 성공할 줄로 굳게 믿고 돌아올 때 신부와 그 일행을 태워 오기 위한 준비물이었을 것이다(61절).
24:10 메소보다미아.
메소보다미아(*아람 나하라임)는 '두 강'(*나하라임)과 '아람'이 합쳐진 말로 '두 강들의 아람'이라는 뜻이다. 여기서 두 강은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가리키고 '아람'은 '고지' 또는 '산지'라는 뜻이다. 이는 곧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사이의 고원 지대를 가리키는데 세계 3대 문명 발상지 중의 하나로 히브리와 헤라 문명에 크게 영향을 준 근원지이다.
24:10 나홀의 성에 이르러.
아브라함의 동생 나홀(15절;11:26)이 거주하던 성읍 곧 메소포타미아의 하란에 도착하였음을 가리킨다(28:10). 나홀은 아마 우르에서 아비 데라를 따라 함께 왔다가 하란에서 정주했거나 아니면 데라가 떠난 후 얼마 안 있어 이곳으로 이주해 왔을 것이다(11:31)
24:11 성 밖 우물 곁.
물은 생활의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자연히 우물이나 샘, 개울을 중심으로 부락이 형성 되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많은 경우에 있어 우물이 성밖에 위치하는 까닭은 아마 먼지가 적게 일어나고 수질 오염을 예방할 수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24:11 여인들이 물을 길으러 나올 때.
팔레스틴의 낮은 매우 무덥기 때문에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대개 서늘한 아침과 저녁 두 차례에 걸쳐 공동으로 물을 길었다(요4:6,7). 그리고 이 때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여자들은 고유 의무로서 우물터에 물을 길으러 나왔으며 그곳에서 각종 정보 교환과 남자들이 물을 길어 나귀로 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작은 시골 마을에서는 여자들이 물을 길어 어깨나 머리에 이고 나르는 것이 보통이었다.
24:12 순조롭게 만나게 하사.
직역하면 '만나는 일이 일어나게 해주소서'이다(27:20). 이 말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걸음을 순탄하게 인도해 주실 것을 신뢰하는 믿음에 찬 간구이다.
24:12 은혜를 베푸시옵소서.
아브라함의 가정에서 경건 생활을 몸에 익힌 엘리에셀이 인간적인 수단을 강구하기에 앞서 기도로써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는 장면이다. 즉 그는 매사에 기도하는 자세로 하나님께 의지하는 것만이 참된 지혜이자 문제 해결의 지름길임을 깨달았는데 그의 기도는 뒤이어 알 수 있듯이 그 즉시로 응답받은 기도(사65:24)였다(사6:36-40;사38:1-8).
24:13 우물.
원래의 뜻은 '눈'(eye)이다. 이는 아마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나오는 현상이 샘에서 물이 솟아나는 현상과 유사성을 지니기 때문인 듯 하다.
24:14 당신의 낙타에게도 마시게 하리라 하면.
낙타는 긴 여행 끝에 상당히 많은 물을 섭취해야 하는 짐승이다. 따라서 여행자 뿐 아니라 그와 동행하는 낙타에게까지 자원해서 물을 길어 먹일 정도의 여자라면 상냥하고 친절한 마음씨와 함께 센스(sense)까지 겸비한 여자라는 좋은 증거가 된다.
24:15 리브가.
'끈', '고리'라는 뜻이다. 이삭과는 오촌간이면서 그의 아내가 되었는데 이로써 하나님의 언약 혈통을 잇는 자가 되었다는데 그 이름의 뜻이 있다(22:23)
24:15 물동이.
일반적으로는 물을 길어 나르는 조그마한 항아리나 바겟(bucket)을 가리키는데 예외적으로 저장용 큰 항아리나 통을 의미하기도 한다(왕상17:12).
24:16 심히 아리땁고.
마음씨 뿐 아니라 외모도 아름다운 것은 아브라함과 이삭, 야곱의 아내들의 공통점이다(12:11;26:7;29:17). 즉 그녀들의 아름다움은 외모와 행실이 어긋나는 성격의 것이 아니라 생활과 밀착된 아름다움으로 사랑과 총명이 겸비된 아름다움이었다. 행실과는 동떨어진 채 퇴폐한 목적과 허영에서 겉으로만 다듬는 아름다움은 오래 가지 못할 뿐더러 주위 사람들에게 순결하고 참된 기쁨도 주지 못한다. 따라서 성도들은 외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기에 앞서 신앙으로 다듬어진 인격과 행실이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움을 먼저 추구해야 할 것이다(딤전2:9,10).
24:16 남자가 가까이 하지 아니한 처녀.
남자와 성 관계(sexual interoourse)를 갖지 아니한 숫처녀를 뜻한다. 즉 순결함을 강조한 표현이다. 이에 비해 소녀(*나아라)란 '젊음'을 강조한 말이다(사21:12). 당시 리브가가 얼마나 미모가 출중하며 생기 발랄했는가를 짐작하게 해준다. 한편 성 윤리가 혼탁해 있는 오늘날의 사회에서는 혼전 성 행위가 비일 비재하며 간음 죄에 대한 법규까지도 철폐하라는 압력이 강해지고 있지만 모든 남녀가 혼전 순결을 지키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왜냐하면 성(性)은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주신 축복 중의 하나이며(아 5:18,19 전9:9) 결혼을 통해서만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도록 하나님께서 질서를 세우셨기 때문이다.
24:18 급히 그 물동이를.
처음 보는 나그네의 요구에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물을 마시우게 한 것은 마지 못해 응한 선대(善待)가 아니라 진실된 친절로서 리브가의 상냥한 마음씨와 열심으로 선을 행하는 모습을 잘 드러내준다. 이러한 선행은 비록 보상을 바라고 행해져서는 안 되는 것이지만 성경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때가 이르매 거두리라'(갈6:9)고 가르치고 있다.
24:19,20 배불리 마시게...모든 낙타를 위하여 긷는지라.
낙타는 항상 위(胃)에 물을 저장해 두는 덕에 장기간 동안 물을 마시지 않고도 견딜 수 있는 반면 한번 물을 마시기 시작하면 엄청난 양의 물을 마신다. 따라서 여행 끝에 지친 열마리의 낙타들(10절)이 배불리 마실 수 있을 만큼 구유에 물을 갇그 채우려면 리브가가 우물에 몇 십번을 왕래하여야만 했음에 틀림없다.
24:21 묵묵히 주목하며.
비록 자원한 일이긴 하나 리브가가 연약한 여자의 몸으로 물동이를 이고 우물을 몇 십 번이나 왕래한 것은 힘든 일이었으니 엘리에셀이 이를 만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는데 아마 그 이유는 (1)하나님께서 자신의 기도에 그렇게 신속히 응답해 주신 데 대한 놀라움과 기쁨에 사로잡혔으며 (2)좀 더 신중하고도 안전하게 리브가를 관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24:21 여부를 알고자.
친절한 마음씨와 태도, 아름다운 용모에 있어서는 이삭의 아내감으로 부족함이 없으나 과연 그녀가 참으로 아브라함의 일가 친족인가 하는 여부를 알기 위함이다.
24:22 금 코걸이 한 개와...금 손목고리 한 쌍.
신부에게 주는 예물(53절)이 아니라 리브가의 친절한 행동에 대한 감사 표시로 준 선물이다. 결혼 예물은 여자 집안의 가장 허락없이는 제공될 수 없다(50-53절).
24:24 밀가가...브두엘의 딸.
성과 이름의 문화가 별로 발달되지 않았던 고대 근동에서는 자신을 소개할 때 이처럼 친족 관계를 밝히는 것이 통례였다. 이 소개로 리브가가 아브라함의 혈족임이 밝혀졌다.
24:25 짚과 사료가 족하며.
사람 뿐 아니라 여전히 약대에 대하여서도 관심을 멈추지 않는 리브가의 세심한 배려이다. 이처럼 짐승과 하찮은 풀 한포기라도 귀히 여길 수 있는 자세는 천지 만물과 그 모든 것들의 생명이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임을 깨닫는 자만이 가질 수 있는 태도이다(욥12:10).
24:26 여호와께 경배하고.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인도에 깊은 감사를 드리는 엘리에셀의 경건한 신앙 자세이다. 즉 그는 하나님께서 보여 주시도록 기도한 표징(14절)이 그 당장에 나타나자 하나님이 자신의 사명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여 주셨음을 깨닫고 즉시 무릎을 꿇고 감사 기도를 드린 것이다.
24:27 여호와를 찬송하나이다.
엘리에셀의 찬송 중에 나타난 하나님은 (1)성도에게 언제나 신실하신 하나님 (2)성도의 발걸음을 친히 인도하시는 하나님(시5:8;23:2;27:11;48:14)이시다.
24:28 어머니 집에 알렸더니.
'아비 집'이란 말 대신 '어미 집'(mother's house)이 사용된 데 대하여 혹자는 이것이 리브가의 집에서는 여자가 가장(家長)임을 나타내는 것이라 주장한다. 그러나 그러한 주장은 리브가의 오라비인 라반이 가족의 대변자로 나타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타당성이 없다(31-33, 50절). 아마 이러한 말은 당시 여자들이 남자들의 장막과는 따로 구분된 장막(18:10)에서 생활한데서 나온 푷션으로 아비나 다른 형제들에 앞서 먼저 어머니에게 달려간 것을 가리킬 것이다.
24:29 라반.
'하얀', '백색'이라는 뜻이다. 표리부동하며(29:26) 물욕이 많은 자(31:6,7)였는데 집안 일에 아비 브두엘(50절)보다 그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을 볼 때 장자로서 당시 연로한 아비를 대신해 집안의 대소사를 처리할 수 있는 권한을 위임받은 것 같다.
24:30 코걸이와 그 손의 손목고리를 보고.
이러한 선물은 라반으로 하여금 엘리에셀 일행을 환대하게 한 동기로 작용하였을 것이다(31-33절).
24:31 여호와께 복을 받은 자여.
뒷날의 행적을 살펴보면 라반은 하나님을 온전히 신앙하지 않은 자였음을 알 수 있다(31:30). 따라서 이러한 인사말은 라반이 누이 동생으로부터 엘리에셀의 행동을 전해 듣고(28절) 그가 부른 하나님의 명칭(27절)에 의거해 갖춘 예우에 불과하지 결코 라반이 여호와 제일주의의 신앙자였음을 보여주는 말이 아니라 하겠다.
24:32 동행자.
여기서는 나이 든 엘리에셀을 도와 함께 여행 길을 떠나 온 아브라함 집의 종들을 가리킨다. 이처럼 라반은 '종'들 조차도 자기 집에 찾아온 '동행자' 곧 '손님'으로서 극진히 대접했다.
24:32 발 씻을 물을 주고.
사막 지방의 경우 손님이 자기 집을 방문했을 때 가장 먼저 행하던 접대 풍습이다(18:4).
24:33 내 일을 진술하기 전에는.
일반적인 상황하에서는 주인과 손님이 음식을 들면서 이야기를 나누거나 아니면 식사 후에 담소하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엘리에셀은 오랜 여행 끝에 지칠 대로 지쳤으면서도 여독을 풀수 있는 식사 시간을 갖기에 앞서 자신의 옇애 목적을 밝히려 들었는데 이는 (1)자신이 아브라함의 명령을 받고 파송된 종이라는 점과 (2)주인 앞에서 하나님의 이름으로 맹세한 환도뼈 언약(9절)을 잊지 않은 그가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맡은 바 사명을 다하려 한 아름다운 모습이다.
24:34 아브라함의 종이니이다.
자신을 아브라함 집의 집사장(2절)으로 소개하지 않고 그저 종이라고만 소개한 것은 자신이 주인으로부터 사명을 받은 자일 뿐임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이처럼 자신을 감추고 주인만을 내세우는 겸손한 태도는 오늘날 하나님의 일꾼인 모든 성도들이 필히 견지해야할 태도이다(고전1:31;15:10).
24:35 창성하게 하시되.
리브가를 시집보내도 좋을 만큼 아브라함의 재력과 기반이 튼튼함만을 강조하는 말이 아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함께 하시는 한 그가 패배자적인 삶을 살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기도 하다(1절).
24:36 그의 모든 소유를 그 아들에게 주었나이다.
아브라함 집안에서의 이삭의 위치를 설명해 준다. 즉 그는 하나님의 언약 자손(17:21)으로서 아브라함의 혈통(15:4)과 기업(21:10)을 이어받을 유일한 상속자였던 것이다.
24:40 섬기는.
'함께 가다'(19:2) '따라가다'(삼하16:13) '걷다'(렘10:23)는 뜻이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은 곧 그분과 함께 동행하며 그분의 명령을 좇아(왕상14:8) 더불어 왕래하는 것(삼상30:30)임을 시사해 준다.
24:49 내가 우로든지 좌로든지 행하게 하소서.
리브가에 대한 청혼의 수락 여부를 분명히 해주어야 자신이 주인과 맺은 약속, 즉 본토 혈족 중에서 신부를 구하는 일을 차질없이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다(공동 번역.) 인은 라반이 청혼을 거절한다 하여도 낙심치 않고 속히 다른 곳에 가서 신부를 찾아보겠다는 굳은 의지의 표명이다.
24:50 이 일이 여호와께로 말미암았으니.
하나님의 예정과 섭리에 라반과 브두엘이 도리없이 굴복당하는 장면이다. 즉 라반이 여호와를 온전히 경외하는 자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순순히 청혼에 응한 것은 (1)하나님의 강권적인 역사와 (2)아브라함의 확고한 신앙심(7절) (3)엘리에셀의 불타는 사명감(33절)과 하나님의 도움을 간구하는 겸손한 자세 등에 굴복당했기 때문이다.
24:50 가부를 말할 수 없노라.
청혼에 대하여 수락 여부를 얘기해 줄 수 없다는 뜻이 아니라 모든 일이 하나님으로 말미암았는데 어찌 인간이 이에 대해 '좋다', '나쁘다' 할 수 있겠냐는 뜻이다(공동 번역).
24:51 데리고 가서...되게 하라.
자녀에 관한 모든 일, 그 중에서 특히 결혼 문제에 있어서 당사자의 의견보다 부모와 가문의 의견이 더 중시되었던 것은 비단 옛날의 우리 나라 뿐 아니라 고대 근동 지방의 관습이었다(28-60절, 배우자 선택에 있어서의 부모의 권위). 또한 여기서처럼 아비를 도와 오라비가 누이 동생의 결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것도 당시의 관습이었는데(34:5,13,25;삿21:22;삼하13:22), 때문에 라반과 브두엘의 결정에 따라 이제 리브가는 이삭의 아내로 확정되었다.
24:53 은금 패물과 의복...보물.
22절과 같이 단순한 감사 선물이 아니라 결혼 성립을 뜻하는 공식적인 예물이다. 즉 이는 고대의 관습을 따라 여러 증인들이 있는 자리에서 신랑과 신랑측의 이름으로 신부와 신부 가족들에게 준 결혼 빙폐(聘幣)인 것이다(34장).
24:54 아침에 일어나서...돌아가게 하소서.
엘리에셀이 이처럼 서두른 이유는 아마 (1)자신을 보낸 후 그 결과를 고대하고 있을 아브라함에게 한시 바삐 기쁜 소식을 전해 드리고 싶은 충정과 (2)일의 결과를 보고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사명이 종결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 투철한 사명 의식 때문이었을 것이다.
24:55 이 아이로 하여금 며칠 또는 열흘을...
갑작스러운 혼인에 대해 여러 준비를 갖출 뿐 아니라 리브가와의 이별에 대비해 마음 정리를 하는 데는 적어도 며칠간의 시간적 여유가 필요함이 자명하다.
24:57 그에게 물으리라.
결혼의 수락 여부를 묻겠다는 뜻이 아니라 지금 당장 떠나느냐 아니면 며칠 후에 떠나느냐의 결정권을 리브가에게 일임하겠다는 뜻이다.
24:59 그의 유모와.
이름은 드보라이다(35:8). 유아 시절부터 신부를 계속하여 돌보아온 유모를 신부의 시중을 위해 함께 시집에 보내던 일은 당시 부유층과 저명 인사들 사이에서 행해지던 관례적인 일인데 지금도 아라비아의 일부 나라들에서는 행해지고 있다.
24:60 너는 천만인의 어머니가...얻게 할지어다.
자손 번성과 장막의 터를 넓히길 기원하는 이러한 축복은 고대 근동 여인들에게 주어지던 최대의 축복이긴 하다. 그렇지만 아브라함에게 주셨던 하나님의 약속(22:17)을 알리없는 리브가의 가족들이 그녀에게 그것과 한치 틀림 없는 동일한 축복을 기원할 수 있었던 것은 우연한 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는 하나님께서 그들의 입을 빌어 재확인한 자신의 약속이자 예언으로 이해해야 한다.
24:61 종이 리브가를 데리고 가니라.
아브라함의 신실한 종인 엘리에셀이 신부 리브가를 신랑 이삭에게로 인도해 가는 모습은 성도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인도하려 한 바울의 열심을 연상시켜 준다(고후11:2).
24:62 브엘라해로이.
'나를 아시는 살아계시는 하나님의 우물'이란 뜻이다. 하갈이 여호와의 사자를 만났던 곳으로 가데스와 베렛사이의 술(shur)길가 샘물이다(16:7-14).
24:62 네게브 지역에 거주하였음이라.
사라가 사망했던 당시 아브라함은 헤브론 지역에 거주하고 있었다(23:2). 그런데 아직도 여전히 아브라함의 거주지가 그곳이었다면 엘리에셀 일행은 남방 브엘라해로이에 오기 전 먼저 그곳에 들렀을 것이다. 그러나 엘리에셀이 그러지 아니한 것으로 보아 사라의 죽음 이후 아브라함은 이삭과함께 헤브론을 떠나 이미 남방에 이주하여 살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24:63 들에 나가 묵상하다가.
'묵상하다'에 해당하는 원어 '수아흐'는 상념에 젖거나 슬픔에 잠기는 것 또는 기도하는 것을 가리킨다. 아마 이삭은 모친 사후(死後), 고요한 저녁 무렵 들판에 나가 사라의 죽음을 애도하는 것이 관습이 되었던 것 같다. 특히 이즈음은 결혼 문제가 눈 앞에 닥친 때였으니만큼 이 일을 놓고 하나님께 기도드리곤 하였을 것이다.
24:64 낙타에서 내려.
상대방에 대한 겸양의 표시이다. 특별히 여자가 낙타를 타고 가는 경우 남자를 만났을 때 잽사게 내려 상대에게 예를 갖추는 것이 보편적인 예법이었다고 한다.
24:65 너울을 가지고 자기의 얼굴을 가리더라.
리브가가 이러한 너울로 자신을 가리운 것은 결혼하기 전 신랑이 신부의 얼굴을 보아서는 안 되던 당시의 관습에 따른 것인데 신랑에 대한 신부의 겸양(謙讓)과 복종, 순결을 나타내 준다(고전11:10).
24:67 어머니 사라의 장막으로 들이고.
당시 족장이나 부유층의 사람들은 여러개의 크고 작은 장막을 갖고 있어 가족의 신분에 따라 적당한 장막을 분배해 주었다. 따라서 족장의 부인인 사라가 생전에 기거하였던 장막은 아브라함 집의 소중한 유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삭이 리브가를 이곳으로 인도하였다 함은 이제 리브가가 실질적인 새 안주인으로서 아브라함 집의 모든 특권을 누릴 수 있는 존귀한 위치가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24:67 아내로 삼고 사랑하였으니.
이러한 이삭과 리브가의 모습은 일부다처주의가 팽배했던 시대에 세상 풍속을 좇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창조 질서인 일부 일처제를 좇는 아름다운 장면이다. 한편 타락한 세대일수록 사랑은 결혼의 목적과 조건에서 밀려나기 십상인데 그럴수록 우리는 사랑이 참된 결혼의 본질적인 요소로 변할 수 없는 하나님의 뜻이자 예수께서 원하시는 바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왜냐하면 한 남자와 한 여자의 순수하고 깨끗한 사랑의 만남은 그리스도와 교회의 거룩한 결합을 상징한 징표가 되기 때문이다(엡5:31-33).
24:67 어머니를 장례한 후에 위로를 얻었더라.
학자들간에 상당한 논란을 일으키는 구절이다. 왜냐하면 이삭 탄생시 사라의 나이는 90세였고(17:17;21:5) 사라 운명시 이삭의 나이는 37세였으며(23:1), 이삭이 리브가와 결혼한 것은 그의 나이 40세때였으니(25:20) 이삭이 3년동안이나 사라를 위해 애도했다는 결론이 나오기 때문이다. 구약에서 위대한 인물들의 죽음을 슬퍼하는 공식적 애도 기간은 보통 30일 내지는 70일이었다(50:3;민20:29;신34:8). 그러나 이러한 의문점은 이삭이 노년에 자신을 낳고 기뻐하던 어머니의 모습과 각별히 자신을 사랑해 준 어머니의 정을 못 잊어 햇을 것이라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충분히 해소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