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5장 성경주석

2022. 7. 25. 09:49구약 BIBLE/출애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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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애굽기 5장 줄거리>

1. 바로에게 전해진 하나님의 말씀

6. 심해지는 바로의 탄압

10. 이스라엘의 고통

15. 모세와 아론에 대한 원망

22. 하나님께 부르짖는 모세

 

<출애굽기 5장 개역개정>

1. 그 후에 모세와 아론이 바로에게 가서 이르되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그러면 그들이 광야에서 내 앞에 절기를 지킬 것이니라 하셨나이다

2. 바로가 이르되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내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이스라엘을 보내겠느냐 나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니 이스라엘을 보내지 아니하리라

3. 그들이 이르되 히브리인의 하나님이 우리에게 나타나셨은즉 우리가 광야로 사흘길쯤 가서 우리 하나님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려 하오니 가도록 허락하소서 여호와께서 전염병이나 칼로 우리를 치실까 두려워하나이다

4. 애굽 왕이 그들에게 이르되 모세와 아론아 너희가 어찌하여 백성의 노역을 쉬게 하려느냐 가서 너희의 노역이나 하라

5. 바로가 또 이르되 이제 이 땅의 백성이 많아졌거늘 너희가 그들로 노역을 쉬게 하는도다 하고

6. 바로가 그 날에 백성의 감독들과 기록원들에게 명령하여 이르되

7. 너희는 백성에게 다시는 벽돌에 쓸 짚을 전과 같이 주지 말고 그들이 가서 스스로 짚을 줍게 하라

8. 또 그들이 전에 만든 벽돌 수효대로 그들에게 만들게 하고 감하지 말라 그들이 게으르므로 소리 질러 이르기를 우리가 가서 우리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자 하나니

9. 그 사람들의 노동을 무겁게 함으로 수고롭게 하여 그들로 거짓말을 듣지 않게 하라

10. 백성의 감독들과 기록원들이 나가서 백성에게 말하여 이르되 바로가 이렇게 말하기를 내가 너희에게 짚을 주지 아니하리니

11. 너희는 짚을 찾을 곳으로 가서 주우라 그러나 너희 일은 조금도 감하지 아니하리라 하셨느니라

12. 백성이 애굽 온 땅에 흩어져 곡초 그루터기를 거두어다가 짚을 대신하니

13. 감독들이 그들을 독촉하여 이르되 너희는 짚이 있을 때와 같이 그 날의 일을 그 날에 마치라 하며

14. 바로의 감독들이 자기들이 세운 바 이스라엘 자손의 기록원들을 때리며 이르되 너희가 어찌하여 어제와 오늘에 만드는 벽돌의 수효를 전과 같이 채우지 아니하였느냐 하니라

15. 이스라엘 자손의 기록원들이 가서 바로에게 호소하여 이르되 왕은 어찌하여 당신의 종들에게 이같이 하시나이까

16. 당신의 종들에게 짚을 주지 아니하고 그들이 우리에게 벽돌을 만들라 하나이다 당신의 종들이 매를 맞사오니 이는 당신의 백성의 죄니이다

17. 바로가 이르되 너희가 게으르다 게으르다 그러므로 너희가 이르기를 우리가 가서 여호와께 제사를 드리자 하는도다

18. 이제 가서 일하라 짚은 너희에게 주지 않을지라도 벽돌은 너희가 수량대로 바칠지니라

19. 기록하는 일을 맡은 이스라엘 자손들이 너희가 매일 만드는 벽돌을 조금도 감하지 못하리라 함을 듣고 화가 몸에 미친 줄 알고

20. 그들이 바로를 떠나 나올 때에 모세와 아론이 길에 서 있는 것을 보고

21. 그들에게 이르되 너희가 우리를 바로의 눈과 그의 신하의 눈에 미운 것이 되게 하고 그들의 손에 칼을 주어 우리를 죽이게 하는도다 여호와는 너희를 살피시고 판단하시기를 원하노라

22. 모세가 여호와께 돌아와서 아뢰되 주여 어찌하여 이 백성이 학대를 당하게 하셨나이까 어찌하여 나를 보내셨나이까

23. 내가 바로에게 들어가서 주의 이름으로 말한 후로부터 그가 이 백성을 더 학대하며 주께서도 주의 백성을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출애굽기 5장 성경주석>

(출애굽기 5:1) 그 후에.

 모세와 아론이 백성과 장로들 앞에서 여호와의 메시지와 이적을 제시하자, 백성들이 그 모든 것을 믿음으로 수용하고 그 두 사람을 하나님의 일꾼이요, 자신들의 지도자로 인정한 후에란 뜻이다.

(출애굽기 5:1) 바로에게 가서 이르되.

 당시 애굽 행정제도는 중대한 사안일 경우, 왕이 백성의 소청을 공개적으로 듣고 응답을 내리던 것이 관례였다. 따라서 모세와 아론의 바로 알현도 그러한 맥락에서 쉽게 이루어질 수 있었을 것이다.

(출애굽기 5:1) 여호와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기를 내 백성을 보내라.

 민족 해방의 소청이 단순한 항거나 시위가 아니라 장자 이스라엘을 사랑하시는(4:22) 하나님의 절대적인 명령이자 선포임을 보여 준다. 더욱이 이스라엘을 가리켜 '내 백성'이라 표현하신 것은 이스라엘과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묘사한 동시에 일개 이방 왕인 바로가 이스라엘을 압제할 아무런 권한이 없음을 명백히 시사한다.

(출애굽기 5:1) 절기를 지킬.

본래 의미는 '원 안에서 돌다'인데 이는 종교행사의 한 부분으로 둥근 원형을 이루어 춤을 추고 즐거이 노는 것을 가리킨다. 이스라엘의 절기 중 대부분을 즐거운 축제 분위기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절기 중 무도회를 열거나(삿21:12), 주 앞에서 즐거운 찬송을 발하거나(시100:1) 혹은 성전을 향해 행진하는(시42:4) 등 갖가지 행사가 있었다.

(출애굽기 5:2) 바로.

 출애굽 문제를 놓고 당시 모세와 아론이 대결해야 했던 애굽의 바로(Pharaoh)는 부왕 투트모세3세의 뒤를 이어 애굽 권자에 오른 아멘호텝2세(Amenhotep2, B.C 1448-1424)였다. 그는 18세라는 약관의 나이로 권좌에 앉아 부왕못지 않게 강력한 통치를 하였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스스로 궁술과 마술 및 항해술에 자신있다고 자랑했다 한다(J. Breasted, J.Wood, J. Finegan).

(출애굽기 5:2) 여호와가 누구이기에.

 타락한 인생이 본성적으로 지니고 있는 완고함과 무지를 스스로 드러내고있다(롬1:21). 또한 이는 민족이나 지역마다 각기 주관하는 신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 고대 범신론사상을 반영한 말로서 '노예 민족에게 무슨 신이 있겠으며 설령 있다 한들 애굽의 강력한 신들 앞에서 무슨 의미를 지니겠는가?'라는 비소섞인 독설이다.

(출애굽기 5:2) 나는...보내지 아니하리라.

 이를 의역하면 '나는 여호와란 신을 섬긴 적이 없으며 인정할 수도 없다. 혹 그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이스라엘을 보내지 않겠다는 나의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가 된다.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던 전제 군주의 교만을 잘 반영한 말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백성은 결코 그의 손아귀에 있었던 것이 아님을 그는 훗날 뼈저리게 깨닫게 된다.

(출애굽기 5:3) 히브리인의 하나님.

 지역 신 개념이 익숙해 있던 바로의 이해를 돕기 위해 사용된 명칭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보다는 이스라엘의 뿌리가 하나님과 아브라함과의 언약에 기인하고 있는 역사 깊은 민족이라는 사실과 따라서 하나님께서 그 민족을 처음부터 주장하고 계셨음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일찍이 아브라함은 성경 최초로 히브리인이라는 민족 이름으로 불려졌었다(창14:13).

(출애굽기 5:3) 우리에게 나타나셨은즉.

 공동 번역에는 '우리에게 찾아오시었습니다'라고 옮김으로써 하나님의 의지적 측면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혹자(Davis)에 따르면 이 말은(하나님께서) '우리와 마주치셔서 우리를 제재하고 계신다'로 이해하기도 했다. 결국 이 말은 하나님께서 목적을 가지고 찾아오셔서 당신의 뜻을 계시하셨으며, 따라서 반드시 그 걔시된 바를 성취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으실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겠다.

(출애굽기 5:3) 사흘길쯤 가서...제사를 드리려 하오니.

 모세의 이러한 요구는 그 당시 애굽인들의 타부(taboo)를 배경으로한다. 즉 애굽인들은 몇몇 짐승을 형상화시켜 자신들의 신으로 삼고 신성시 여겼던 관계로, 만일 이스라엘 백성들이 희생 제물로 그러한 짐승을 죽여 각을 뜬다면 필시 애굽내에서 피를 부르는 분쟁이 일어날 것임에 틀림없었다. 따라서 그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도보로 3일길 쯤 떨어진 광야에서 제사드리겠다는 것이 모세의 요구였던 것이다. 그러나 물론, 이러한 요구가 모세가 의도한 전부는 아니었다. 실제 모세의 의도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애굽으로부터 영원히 이끌어내 가나안으로 향하는 것이었다. 그렇다고해서 우리는 여기서 모세가 바로에게 거짓말을 했다고 생각할 수도 없다. 왜냐하면 구태여 모세가 강퍅한 바로에게 애굽의 성격과 목적 및 의미 등을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모세는 우선 1차적으로 간단한 요구를 바로에게 함으로써 그의 마음을 시험해 보고자 했던 것이다. 오히려 이것은 의인이 악인과 접촉하는 지혜이다(7:16).

(출애굽기 5:3) 치실까.

 (적개심을 가지고)'때리다', '공격하다'는 뜻으로 하나님의 격렬한 심판을 예고하고 있다. 본문에서는 그 심판의 대상이 '우리'라고 표현되었는데, 이는 상호간 적대 의식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시도적인 표현이다.

(출애굽기 5:4) 쉬게.

 이 말의 원래 의미는 '고삐를 풀다'이다.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고삐 꿴 짐승처럼 취급당했음을 암시한다.

(출애굽기 5:4) 가서 너희의 노역이나 하라.

 문자적으로 '일하러 가라'이다. 한편 '역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세발라'는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을 뜻한다. 바로는 모세의 요청에 대한 직접적 답변대신 도리어 그들이 배가 불러 잔 꾀를 피우며 게으르다는 투로 몰아붙였다. 이미 이스라엘은 출산 억제를 위한 고역에 시달린 바 있거니와(1:11). 이제 바로는 그들의 고역을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즉 바로는 엄청난 노역을 부과함으로써 그들에게 민족 의식이 싹틀 틈을 아예 근절시키고자 하였던 것이다. 실로 말 한마디 한 마디 속에 포악한 폭군의 성격이 잘 나타나있다.

(출애굽기 5:5) 이제...쉬게 하는 도다.

 공동 번역에는 '저들이 이 땅의 백성들보다도 더 불어났다. 그런데도 너희는 저들에게 노동을 시키지 말라는거냐'라고 번역되어 있다. 바로가 이스라엘 백성들을 한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유용한 노동력이자 생산 도구로서만 생산하고 있었음을 반영하는 말이다.

(출애굽기 5:6) 그 날에.

 모세가 바로를 면담한 바로 그 날 바로는 더욱 포악한 정책을 지시했다. 자신의 소욕대로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포악한 독재자의 전형을 보여준다.

(출애굽기 5:6) 감독들.

 1:11의 감독자들과는 지위가 다른 것 같다. '감독자들'(*사레밋심)은 소수의 고위층을 형성한 반면 '간역자'는 그들 밑에서 이스라엘인을 직접 통괄한 애굽인들이었다.

(출애굽기 5:6) 기록원들.

 이스라엘 사람 중에서(4절) 특별히 발탁된 자들로 일선 작업 현장을 직접 감독하도록 임명받은 자들이다.

(출애굽기 5:7) 짚.

 '지푸라기'를 가리킨다. 당시 애굽은 나일 강변에서 퍼온 점토와 선 짚이나 왕겨를 혼합시켜 매우 내구성 강한 벽돌을 만들었다. 일찍이 건축 문화가 발달된 애굽에서는 이러한 벽돌 공급이 절대 필요했었다. 한편 바로의 가중된 압제 정책(7-18절)을 입증해 주는 건축물로서 당시 세워진 일례로 비돔 성은 세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는데, 제일 아래에는 짚을 섞어 구운 벽돌로, 가운데 부분은 곡초의 그루터기를 섞어 구운 벽돌로, 그리고 윗 부분은 아무 것도 섞지 않은 벽돌로 구성되었다고 한다(FloydE. Hamilton).

(출애굽기 5:8) 게으르므로.

 '느슨하게 하다', '맥이 빠지다'란 뜻이다. 이는 바로의 억설이라하겠다. 이스라엘 백성은 지금까지는 비록 강제 노역에 시달리기는 했으나, 집회(4:30,31)를 모일 여유와 애굽땅에서 파종하고(신11:10) 개인 이익을 위해 부추,마을 등 각종 채소류를 재배하거나 생선을 잡기도 하는(민11:5)등 최소한의 생계 유지를 위한 활동은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제 바로는 이러한 개인 생활마저도 게으르다는 이유로 억제시키고 순전히 강제 노역만을 강요하기에 이른 것이다.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한치의 여유도 주지 않음으로써 여호와 신앙과 민족 정신을 근본적으로 말살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출애굽기 5:8) 소리질러.

 '불러 모으다'란 의미를 내포하는 바, 이스라엘 백성의 집회(4:30,31)를 염두에 둔 질책조의 말이다.

(출애굽기 5:9) 무겁게.

 이 말이 사역동사로 쓰이면(짐을) '더 많이 지우다'란 뜻이다. 이는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선 초과상태를 묘사하는 표현이다(욥6:3;시38:4).

(출애굽기 5:9) 거짓말.

 '속이다', '불성실하다'를 뜻하는 '솨카르'에서 온 말이다. 하나님의 계시를 거짓으로 몰아붙이는 바로의 패역함은 빛보다 어두움을 더 사랑하는 악인의 전형적 모습이다(요3:19). 여기서 바로는 이스라엘 백성을 서로 이간질시켜 자중지란에 빠지도록 선동하였는데, 이는 이스라엘을 영구히 노예화시키기 위한 압제자의 잔인 무도한 책동이었다.

(출애굽기 5:11) 짚을 찾을 곳.

 비옥할 농경지가 형성되어 있는 나일강 삼각주(Delta)지역을 일컫는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거하던 고센 땅은 바로 이 삼각주 지역에 위치해 있었다.

(출애굽기 5:12) 애굽 온 땅.

 실제 애굽 전역이 아닌 고센을 중심한 삼각주 지역을 일컫는다.

(출애굽기 5:12) 흩어져.

 '산산히 부수다'가 원래 의미이다. 따라서 이는 짚을 구하기 위해 여기저기 흩어져 분주하게 다니는 모습을 상기시키는 표현이다.

(출애굽기 5:12) 곡초 그루터기.

 애굽의 추수 방식은 곡식의 줄기 밑둥까지 자르는 것이 아니라, 곡식 이삭만 잘라내었기 때문에 추수 후에는 그 줄기가 남아있었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긴 곡초 줄기를 잘라 거두어다가 그것을 다시금 벽돌 만드는데 쓰일 짚으로 잘게 썰어야만 했다. 따라서 이러한 일에는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요구되었다. 그러므로 여기 짚(*테벤)이란 단순히 땅에서 수거한 지푸라기가 아니라, 잘게 썰어 다음 작업에 용이하도록 만든 것을 가리킨다.

(출애굽기 5:13) 독촉하여.

 '누르다'(압박하다), '서두르다'는 뜻이다. 이스라엘 백성들 각자에게 할당된 목표량은 최선을 다하더라도 어차피 채워질 수 없는 분량이었다. 그럼에도 바로의 포악한 수종자들은 이를 채우지 못한다는 구실로 사정없이 매질까지 하였따(14절). 따라서 성급한 백성들은 인간적 판단으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할 수 밖에 없었다(21절). 그러나 이렇듯 바로 일당의 잔혹한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구속 사역은 그러한 가운데서 어김없이 진행되고 있었다.

(출애굽기 5:13) 마치라.

 하나도 남김없이 철저히 '완수하라'는 뜻이다. 이스라엘은 최선이 아니라 감당 불가능한 일을 강요당했다. 이러한 시련을 맞았을 때 그들은 더욱 하나님을 의뢰하며 애굽의 속박을 벗어나기 위해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마당하였다. 그러나 유약한 인간의 본성은 자유를 위한 투쟁보다는 안일한 굴종을 택하여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얼핏 보기에 바로의 강경책은 주효하는 듯했다.

(출애굽기 5:14) 감독들...패장

 (5:6).

(출애굽기 5:14) 때리며.

 이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나카'는 '채찍 자국을 내다', '살해하다'는 뜻까지 지닌 말이다. 이는 치명적인 징벌 도구로서 끝에 뾰족한 쇠를 박은 막대기 채찍으로 후려치는 것을 가리킨다(왕상12:11; 잠26:3). 본절에서 이스라엘 자손의 패장들은 애굽의 간역자들에게는 노예취급을 당하면서, 그 동족에게는 도리어 노예 다루듯 다그쳐야하는 참담할 상황에 놓였다. 한편 이스라엘 패장들에게 가해진 이 살인적인 채찍은 여호와의 사절로 보내진 모세와 아론에게 보란듯이 항거하는 바로의 어리석은 시위였다. 이는 마치 진리를 물리적인 힘으로 압제하려는 사단의 발악과도 같다. 그러나 이러한 물리적인 위협이 가중되면 될수록 하나님의 구원의 때가 가깝다는 것을 바로는 전혀 몰랐다(마24:15-31).

(출애굽기 5:15) 호소하여.

 기본 동사 '차아크'는 '부르짖다'는 뜻이다. 이는 단순히 상소문을 올린 정도가 아니라, 직접 바로에게 나아가 울부짖듯이 탄원한 것을 가리킨다. 아마도 이스라엘 패장들은 바로의 간역자들이 자의로 부당 노역을 독촉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여하튼 당시 일개 노예민이 애굽 관료의 부당 행실을 바로에게 직접 고발한다는 것은 목숨을 건 모험이라 할 만하다.

(출애굽기 5:16) 당신의 백성의 죄니이다.

 여기서 '허물'에 해당하는 히브리어 '하타트'는 '목표에서 빗나가다', 실수하다', '죄를 짓다'는 뜻이다. 본절은 '왕의 백성'을 누구로 보느냐에 따라 2가지 해석이 대두된다. (1)왕의 백성을 애굽 간역자로 볼 경우(Keil, Lange), '애굽 간역자들이 우리를 부당하게 구타하나이다'란 뜻이 되고 (2)왕의 백성을 이스라엘로 볼 경우(knobel, Glaire, Frse), '당신(바로)이 혹은' 당신의 백성에게 이런 수난이 닥친다는 것은 당신께 불명예스러운 일입니다란 뜻이 된다.

(출애굽기 5:17) 게으르다 게으르다.

 '라파'의 원래 의미는 (의도적으로)'늦추다'이다. 그러므로 이 말의 반복은 게으름에 대한 강렬한 비난과 증오를 담고 있다. 애굽인들은 관념상 나태를 윤리적 부패 행위 중 하나로 간주하였다. 따라서 바롸의 입에서 이러한 질책이 반복된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 대한 그의 의도적인 냉담과 강한 노여움을 암시한다.

(출애굽기 5:17) 여호와께...드리자 하는도다.

 바로의 속마음을 밝히 알 수 있는 말이다. 즉 그는 살아있는 신인 자신을 섬기기는 커녕, 오히려 노예 민족에 불과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의 민족신 여호와를 섬기겠다는 그 당당한 주장에 굉장히 격분했던 것이다. 따라서 바로는 향후 여호와의 능력을 생생히 체험해야만 했다.

(출애굽기 5:18) 수량대로.

 '저울로 달다'란 뜻의 동사 '타칸'에서 유래한 말로 '고정된 양'을 가리킨다(Modern Language Bible, 'the fixed amount of bricks). 즉 '전과 동일한 양'을 뜻한다.

(출애굽기 5:19) 화.

 '산산히 깨뜨리다', '상처를 입히다'란 뜻의 동사 '라아'에서 온 말로 심각한 재난을 가리킨다. 바로에게 탄우너하러 갔다가 도리어 더 악화된 지경에 이르고만 이스라엘 패장들은 절망에 사로잡혔다. 그러나 성도에게 있어서 진리를 위해 당하는 환난은 넘어야 할 장애일지언정, 결코 좌절케 하는 요인이 되어서는 안된다(벧전3:14).

(출애굽기 5:20) 길에 서.

 원문상으로 '그들을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서 있는'(Living Bible, RSV-waiting for them)이란 의미이다. 결국 모세와 아론도 패장들의 탄원 결과가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에 대해 마음 졸이며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출애굽기 5:21) 미운 것이 되게 하고.

 여기서 '아쉐르'는 관계대명사로서 '...한 자'(Who, which)를, '바아쉬'는 '악취가 나다', '미움받다'를, 그리고 '라와흐'는 '(나쁜)냄새가 나다'를 각각 의미한다. 그러므로 이는 상대에게 나쁜 인상을 주어 심히 미움을 받는 상태를 가르킨다. 실로 목전의 고통만을 두려워한 나머지 이스라엘 패장들은 바로의 미움거리가 된 모든 원인을 모세와 아론에게 전가시키며 원망하고 있다.

(출애굽기 5:21) 살피시고.

 이는 '보다', '주의를 기울이다'는 뜻의 '라아'에서 유래한 말로서 곧 면밀히 관찰, 조망한다는 의미이다. 한편 의인에 대한 하나님의 감찰은 곧 보호와 안녕을 의미하나, 악인에 대한 하나님의 감찰은 곧 심판과 징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스라엘 패장들이 본문에서 사용한 이 '감찰하시고'란 표현은 하나님께서 아론과 모세를 징벌하실 것을 소원하는 원망과 적대감이 뒤섞인 말이라 할 수있다.

(출애굽기 5:21) 판단하시기를.

 기본 동사 '솨파트'는 재판 용어로서 '판결을 신고하다', '벌주다'는 뜻이다(창16:5; 시26:1). 이는 하나님의 일을 대행하는 자를 정죄하기 위해 하나님의 판결에 의뢰하고 있는 아이러니칼한 모습을 보여준다(마26:65). 이로써 이스라엘 백성과 지도자 간에 불화를 조성하려는 바로의 책략은 일단 성공을 거두게 된 셈이다.

(출애굽기 5:22) 돌아와서.

 이 말은 '회상하다', '회개하다' 등의 의미되 내포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모세가 하나님을 버리고 멀리 떠났다가 다시 돌이켜 회개했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자신에게 지워진 너무도 막중한 짐을 감당하기 어려워 잠시 낙망했따가 다시금 과거에 체험한 권능을 회상하며 은혜의 보좌 앞으로 나와 겸허하게 무릎을 꿇었다는 뜻이다.

(출애굽기 5:22) 어찌하여...어찌하여. 

 이는 자신을 선택하신 하나님께 대한 불평과 분노의 찬 탄식이 아니라,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참담한 상황 속에서 하나님의 초월적인 경륜을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한계를 탓하는 참신앙인의 절규이자 간접적인 간구이다(시74:1;89:46). 칼리쉬(Kalisch)의 표현을 빌리자면, "전능자의 뜻을 앍고자 분투 노력하는 경건한 영혼의 몸부림"이다. 하나님은 이처럼 자신의 한계를 깨닫고 당신 앞에서 몸부림치는 영혼의 탄원을 들으시고 적절히 응답하신다(합1:13-17; 2:3). 실상 모세의 간구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이미 주어진 상태였다(3:19; 4:21).

(출애굽기 5:22) 학대를 당하게 하셨나이까.

 '산산 조각으로 깨뜨리다', '괴롭히다'는 뜻인 동사 '라아'의 사역형 수동태이다. 모세의 이 탄원은 하나님의 백성이 당신을 모르는 패역한 왕으로부터 압제를 당해야만 하는 이유를 몰라 답답해하는 물음이다. 따라서 이러한 물음은 곧 신정론과 결부된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역사르 통해 우리가 깨닫는 바는 곧세상의 악의 존재, 심지어 의인이 악인으로부터 핍박당하는 것을 허용하시는 하나님의 섭리 배후에는 결국 모든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고자 하시는 당신의 오묘한 경륜이 깃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출애굽기 5:23) 구원하지 아니하시나이다.

 '로'는 '전혀...않다'란 뜻의 강의형 부정어이며, '나찰'은 원래 '움켜 빼앗다'란 뜻으로 여기서는 출애굽을 암시하는 말이다. 모세는 출애굽은 커녕 속박만 더욱 가중되는 상황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달라는 간절한 탄원을 이처럼 강한 부정어를 통해 역설적으로 토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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